- 청월 -

   
 
한국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와 유교를 알아야 한다. 불교는 인도에서 발생해서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고, 유교는 중국에서 발생해서 한국으로 들어왔다. 불교는 2000년 가량을 이어왔고, 유교는 1000년 정도를이어오고 있다.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런데 유교, 불교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는 모두 氣에 대해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불교의 반야심경에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말이있다.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이라는 말인데, 보이지 않는 기(氣)가 뭉쳐지면 보이는 물질이 되고, 보이는 물질이 흩어지면 기(氣)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기(氣)는 서양학자들이 동양문화를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개념이다. 서양식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한데,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동양사상을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인의 일상생활은 기를 빼놓고는 말이 안 될 정도다. “온 몸에 기(氣)가 다 빠져나가버린 것 같애.”“기분(氣分)이 안좋아.”, “기절하겠네.” “기(氣)가 막혀서.” 등기는 동양사상의 핵심이다. 동양의 철학, 사상, 정치, 의학, 생활 등 모든 부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온 우주에 氣가 가득차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의 흐름은 흔히 하늘의 이치로 받아들여지며, 이것을 읽어내는 것이 동양의 학문이다. 기의 흐름을 인간의 본성과 윤리에 적용한 것이 유교이다. 유교의 창시자 공자나 그의 제자 맹자는 “온 우주에 기가 가득차 있으며, 온 몸에도 기가 가득차 있다”고 했다.정치에서도 동양의 황제는 기의 흐름, 즉 하늘의 이치에 따라 백성을 다스렸다. 황제들은 기의 흐름을 천명(天命)이라 하여 자신이 통치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황제도 천명을 어길 때에는 자리를 물러나야했고, 새로운 권력자는 천명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했다. 예를 들어 가뭄,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는 천명으로 이해되었으며, 이를 원활하게 관리하지 못한 황제는 자리에서 물러나야했다. 기의 흐름을 알아내는 것은 통치자의 생명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전쟁의 승패도 기의 흐름에 좌우 된다고 생각해 이것을 미리 알고자 노력했다. 학문이 기문둔갑, 자미두수, 사주추명학 등의 학문이다. 이것은 오늘날 예언술로 이어지고 있다. 기의 흐름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이 음양오행론이다. 음양오행론(陰陽五行論)은 음양이론과 오행이론이 합쳐진 개념이다. 먼저 음양론은 자연계의 모든 사물을 음(陰)과 양(陽)으로 나누고, 어떠한 사물일지라도 그 내부에는 음적(陰的)인 면과 양적(陽的)인 면을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오행론은 일종의 원자론(原子論)과 같은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행론에서는 우주의 모든 사물이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다섯 가지 물질의 운동과 변화로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기는 생명력을 나타내기도 했는데,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천기(天氣), 땅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지기(地氣)라 한다. 이 둘이 결합하면 곡물이나 사람 등 생명이 살아갈 수 있다. 인체에서 기의 흐름을 읽어내고, 조율함으로써 병을 치료하는 것이 동양의 의학이다. 동양의 의술은 기의 개념을 빼놓고는 성립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생체에너지가 일정한 통로를 통해 흐른다고 본다. 마치 혈액이 혈관을 통해 흐르듯이 말이다. 생체에너지가 몸속을 흐르는 통로를 경락이라 한다. 인체는 경락을 통해 흐르는 기에너지로 인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인체의 경맥이 잘 열려 기 에너지가 원활하게 소통되면 질병을 모르는 건강한 몸을 갖게 된다. 신체표면의 주위 환경에 각종자극(침, 뜸, 지압 등)을 받게 되면 치료가 된다. 기 에너지를 원활하게 소통시키고, 질병을 모르는 건강한 몸을 갖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기공 수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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